Kevin 이 pre-school 에 입학한게 금년 1월 31일이고, 부활절 주일 2주간의 방학을 제외하고, 2주에 5일씩 꼬박꼬박 학교에 출석하였으니, 대략 25일 정도 수업(?)을 하며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사회생활다운 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올 때, 애초에 영어단어 하나 가르치지않고 와서 이곳에서 본토 영어를 배우게끔 하자라는 취지였다.
친구들을 서로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이자, 표현력과 발표력, 그리고 대중 앞에서 관심을 집중받는데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방침의 하나로 이곳 학교에서는 각자 좋아하는 물건 5개를 스스로 골라와서, 모두에게 자랑하고 소개하는 순서가 있었던 모양이다.
Kevin 은 전체 25명의 학생 중 비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입학했기 때문에, 애초에 제일 끝에 배정되어 지난 월요일에 드디어 순서가 도래했다. 기성맘은 1주일 전부터 우리 기성이 되려 기죽어서 맘고생하는건 아닌가 끙끙 앓으며 고민을 했었으나, 결국 기우에 지나지않았다.
미국 여행사진, GameBoy, Maisy 인형, 스케치북, 스파이더맨 책
자, 문제는 우리 기성이가 이걸 애들에게 어떻게 소개하고 자랑한단 말인가!!!
걱정에 걱정 끝에 결국 A4 용지에 우리가 직접 써주기로 했다.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 우리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거니까...
드디어, 월요일 당일 아침.
얼굴에 잔뜩 긴장을 머금은 기성맘,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맹랑한 기성이... 녀석은 단지 학교에 가는 날이라는 사실 때문에 신이 났었다. 잠시 후 도래할 발표 시간에 울음을 터트리는건 아닌지... :(
째깍째깍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기성맘은 우리 기성이 잘하고 있을까.. 잘했을까... 어땠을까... 고민을 엄청나게 했던 모양이다.
하교시간이 가까워져 아내가 평소보다 일찍 기성이를 pick up 하러 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2시 30분 쯤에 핸드폰 벨이 울리는것 아닌가...
아뿔싸...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모양이네. 수업마쳤을 시간도 아닌데 벌써 전화가 오는걸 보니...
전화를 받는 순간, 아내의 기쁨에 들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왔다.
우리 기성이... 지금 스스로 영어로 애들한테 설명하고 있어!!!
This is the Spiderman. It is his web. This is a robot. It's an energy... Yes! Yes!
This is a Gameboy. Robot game.
녀석 하나도 걱정 안해도 되었던 것이다! 아직 영어가 자연스럽지 못해서 말을 많이 못하고 있을 뿐이지,
너무너무 적응을 잘하고, 하나도 기죽지않고 무리와 어울리는 법을 익혀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감사할 것들 밖에 없다.

디즈니랜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 이곳 Kevin 의 호주 친구들 꺼뻑꺼뻑 넘어갔다지...

기창이 삼촌에게 선물받은 Gameboy... 요즘 기성이의 최고 애장품! 게다가, 아빠가 한껏 욕심부려 한국에서 엄청나게 사온 게임팩들!!! 요즘 아주 물만난 물고기랄 수 있다. ㅎㅎㅎ
Gameboy 를 꺼내는 순간, 모든 친구들이 Wow.. Gameboy! 라며 소리를 질렀댄다. 흐흐흐

영어교육 프로그램 중 Maisy 라는 생쥐 나오는 TV 프로그램의 주인공!
밤에 꼭 껴안고 자고 싶다고 난데없이 인형을 사다달라기에 최대한 여성 이미지를 배제한 녀석으로... ^^

하루에도 열두번 더 뒤적이는 스파이더맨 책... 또한번 친구들이 놀라다!
영어가 아닌 글자로 된 책을 읽는다는데 놀라고, 영화장면을 그대로 차용한 책 포맷에 또한번 놀란 모양!

짜잔, 기성이의 한글, 영어 필체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고 색칠솜씨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 그림솜씨!
참고로 학교는 물론 교회에서도 기성이의 그림 솜씨는 서너살 많은 형들보다 낫다고 평가받고 있음.
화가로 키워야 하려나... 음...

요즘 Gameboy 로 하고있는 로봇 게임의 한 장면이라고 우기는 그림.
칼 들고 싸우는 로봇 위에 표현된 에너지 바... 안 가르쳐줘도 이런건 어찌나 잘 관찰하고 표현하는지...
살짝 걱정도 된다. 창의력을 훼손시키는건 아닌지... 쫍!

그리고, 기성맘의 애교포인트 하나 더! 바로, 이 비닐봉지에 favourite items 를 넣어서 보냈던 것 아닌가.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애들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놀래 자빠졌다. 번쩍번쩍 불들어오는 스파이더맨 신발까지... ㅎㅎㅎ
무럭무럭 착하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우리 기성이... 너무 큰 힘이 된다. :P